갑목(甲木)
큰 나무
갑목(甲木)은 태어난 날의 글자, 즉 일간이 甲인 사람이에요. 사주에서 일간은 "나"를 뜻해요. 갑목은 숲에서 제일 먼저 하늘로 고개를 드는 큰 나무예요. 굽은 길보다 곧은 길을 고르고, 한번 옳다고 생각한 건 쉽게 내려놓지 않아요. 모임에서 굳이 나서지 않아도 어느새 사람들이 갑목 쪽을 보며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고 묻게 돼요.
성격
갑목은 시작하는 사람이에요. 아무도 손대지 않은 일에 먼저 깃발을 꽂고, 그 깃발 아래로 사람이 모이는 걸 자연스럽게 여겨요. 남이 정해 둔 길을 따라가기보다 내가 길이 되는 쪽이 편해요. 그래서 형제 중 첫째가 아니어도 첫째 같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요. 갑목 곁에 있으면 사람들이 쉬어 가고, 기대고, 고민을 털어놔요. 정작 갑목은 그 무게를 티 내지 않아요. 힘들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줄기가 휘는 것 같아서요. 누가 먼저 "너도 괜찮아?" 하고 물어 주면 의외로 오래 참았던 말이 쏟아져요.
곧은 만큼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평도 들어요. 회의에서 다들 대충 넘어가자는 분위기일 때, 갑목은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하고 손을 드는 사람이에요. 그 한마디가 미움을 사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말이 맞았다는 걸 다들 알게 돼요.
연애
갑목의 연애는 직진이에요. 마음에 들면 돌려 말하지 않고, 밀당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요. 사귀기 시작하면 상대를 지켜 주는 쪽을 자처해요. 집까지 바래다주고, 상대 회사 일까지 같이 고민해 줘요. 문제는 사과예요. 싸우고 나서 내가 틀렸다는 걸 알아도 "미안해" 한마디가 목에 걸려요. 대신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상대가 좋아하는 걸 사 들고 나타나요. 그게 갑목식 사과라는 걸 알아주는 사람과 오래가요.
일
갑목은 큰 그림을 그리고 방향을 정할 때 빛나요. 새 팀을 꾸리거나, 아무도 안 가 본 시장에 들어가거나, 처음부터 판을 짜는 일이 잘 맞아요. 남이 세운 계획을 고치는 일보다 내 계획을 처음부터 세우는 일에서 힘이 나요. 다만 세세한 마무리는 지루해하는 편이라, 꼼꼼한 동료 한 명을 곁에 두면 일이 훨씬 단단해져요. 윗사람이 근거 없이 밀어붙이면 참지 못하고 들이받기도 해요.
살리는 기운, 지치게 하는 기운
나무는 물을 먹고 자라요. 갑목에게 물(수) 기운은 배움과 쉼, 나를 믿어 주는 사람이에요. 책을 읽거나 혼자 걷는 시간이 있으면 뿌리가 깊어져요. 불(화) 기운은 갑목이 키운 것을 세상에 보여 주는 통로라 표현할 기회가 있을 때 신이 나요. 반대로 쇠(금) 기운이 너무 많으면, 즉 규칙과 평가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환경에서는 가지가 잘리는 느낌을 받아요. 흙(토)은 갑목이 뿌리를 내려 일구는 땅이라, 현실적인 성과와 돈으로 이어져요.
자주 걸려 넘어지는 곳
갑목이 자주 넘어지는 곳은 고집이에요. 궁지에 몰릴수록 더 꼿꼿해지는데, 태풍 앞에서 휘지 않는 나무는 결국 부러져요. 넘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전체를 양보하라는 게 아니라 가지 하나만 내주는 거예요. "이 부분은 네 말이 맞다"고 먼저 말해 보세요. 줄기는 그대로 서 있고, 오히려 사람들이 갑목 말을 더 잘 듣게 돼요.